N - 문희영 큐레이터

작가명단

고차분 Bong Seal
박인선 Park Inseon
송유미 Song Yumi
윤연우 Yoon Yeonwoo
이조흠 lee Joheum
임남진 Lim Namjin
정승원 Jung Seungwon
정정하 Jeong Jeongha
진 허 Jin Heo
허달용 Heo Dalyong

전시서문

반.려.예.술.이다. 예술은 가깝다. 멀지 않다. 예술은 삶의 내밀한 풍경들을 들춘다. 보이는 것 너머의 세상을 들여다보며 말을 건네고, 위로를 건네고, 마음을 북돋는다. 작가들은 너머의 세상을 기록하는 기록자들이다. 일상의 하찮은 순간들이 모여 거대한 서사를 만들어내듯 삶의 표정 하나하나 모두 이야기를 품었다.

 여기 모인 10인의 작가들이 빚어낸 작품은 나와 너, 우리들의 모습이다. 다양한 세대의 작가 10인을 한데 묶었다. 제각기 이야기들이지만 하나로 모이니 마치 삶의 단면을 반 조각 즈음 잘라낸 것 같다. 생각도 다르고, 살아온 환경도 다르고, 나이도 다르다. 가치관도 다르다. 다르지만 다르지 않은 것들이 있다. 이들이 향하는 곳, 바로 예술로 우리 삶의 깊은 울림을 찾아가는 것이다. 늘 봐온 집들의 모습도, 도시의 풍경도, 밤하늘 엷게 뜬 달도, 사랑스러운 고양이도, 귀여운 아이들의 모습도, 또 알 수 없이 켜켜이 쌓인 선들도, 세모, 네모, 동그라미도, 한 땀, 한 땀 엮어낸 얼굴도 모두 우리 가까이 내밀한 속삭임들을 한데 모은 것이다.

 작고 소박한 이야기 하나 담아가듯 많은 사람들의 곁에 예술이 함께 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작가와 작품들을 한데 모았다. 매일매일의 똑같은 일상에 작은 파동 하나 일렁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작품들을 골랐다. 매일 보는 하늘이 달리 보이고, 매일 보는 집이 달리 보이고, 매일 보는 도시의 풍경도 달리 보일 것이다. 어느 순간 잊혔던 감정들이 되살아나고, 사랑스러운 존재들이 더 사랑스럽게 보일 것이다. 세모, 네모, 동그라미같이 똑같고도 똑같지 않은 우리들과 나를 다시 반추해주는 멋진 순간들이 찾아올 것이다. 예술은 그렇게 하릴없지만 특별한 것이라 확신하기 때문이다.

 거대한 주제나 커다란 담론이 있지 않다. 그저 다양한 이야기, 다양한 사람들이 좋아할 것 같은 마음을 품은 다양한 작품들이다. 예술이 머 그리 대단한 게 아니라 소소하게 나를 행복하게 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주고 싶었다. 그 작은 행복 하나가 큰 행복으로 번질 수 있다는 것도 이야기하고 싶었다. 작지만 작지 않은 이야기들을 품은, 작은 조각 하나가 만들어내는 큰 울림을, 작은 시작이 빚어갈 단단한 매듭을 챙기고 싶은 바람이다.

 장터에서 맛난 재료들을 사듯 우리 삶을 맛깔나게 바꿔줄 작품을 사면 좋겠다. 당장 배부르진 않지만, 천천히 천천히 마음의 배가 결코 허기지지 않을 것임을 장터에 오는 사람들 모두 알아갔으면 좋겠다. 
 마음이 꽉 차오르는 일, 내 마음을 배부르게 해줄 예술 한 점, 어떠신가요.
 
N, 큐레이터 문희영(@artspacehou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