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 - 최영서 큐레이터

작가명단

강지수 Knag Jisoo
김경란 Kim Kyungraan
김은경 Kim Eunkyeong 
임형준 Lim hyoungjoon
서영기 Seo Younggi
윤상하 Yoon Sangha
이세현 Lee Sehyun
이인성 Lee Insung
이혜리 Lee Hyelee
임수범 Lim Subeom

전시서문

탈(脫)맥락화: 지속가능한 미적 경험을 위하여 

이 전시엔 ‘맥락(context)’이 없다. 일반적인 전시들은 대체로 하나의 맥락을 가진다. ‘이번 전시에서는 –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관람객들에게 –을 제공하고자 한다.’ 우리가 흔히 전시장에 가면 만나볼 수 있는 서문의 형태에서 알 수 있듯, 오늘날의 미술에서 맥락, 주제, 이야기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D섹션 10명의 작가들 또한 그동안 많은 ‘맥락’을 다뤄왔다. 오로지 그리는 행위만으로는 충족되지 않는 동시대 미술 현장에서 그들은 정치적 현안이나 사회적인 문제, 미술사적 지위에 대한 끊임없는 고뇌의 결과물로서 작품을 창작해왔다. 그렇게 탄생한 작품들은 대부분 하나의 맥락으로서 해석되고 다루어졌지만, 한편으로는 일반 관객들로 하여금 미술에 대한 몰이해를 야기시켰다. 

10명의 작가들은 맥락에 대한 강박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미적 감각을 극대화 시켰다. 오로지 감각에만 집중한 작가들은 새로운 형식과 매체, 표현법에 대한 실험적인 시도를 펼치기도 하였다. 맥락과 이야기에 대한 강박을 내려놓자 작가들은 훨씬 더 자유로워졌다. 이는 미술에 대한 자유로운 태도가 작가들에게 지치지 않는 어떤 힘을 부여하고, 지속적인 미술 활동을 하는 계기가 되는 것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 흐름은 작가들뿐만 아니라 작품을 감상하는 관객들에게도 반영된다. 관객들은 어려운 현대미술의 서사와 담론들을 포착해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 오로지 작가들이 만들어내는 감각적인 결과물에 집중하게 된다. 

초보 컬렉터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그들은 어떤 작품을 구매할지 길을 잃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보니 전문가에게 기대게 되거나, 수준 높은 작품을 구입해야 된다는 강박에 휩싸인다. 하지만 미술품 구매는 무엇보다 자신의 눈에 아름다워 보이는 작품을 우선으로 하며, 개인의 미적 취향을 형성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결론적으로, 이 전시는 작가들이 맥락이 아닌 자신의 미적인 감각과 기호에 따라 작업하듯, 관객들도 온전히 자신의 미적인 취향 찾기에 집중하여, 시각적 감각만으로 작품을 선택한다. 감각에 집중한 미적 경험은 동시대 미술의 또 다른 순기능으로 작용하여 작가와 관객, 컬렉터 모두에게 지속가능한 미술의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D, 큐레이터 최영서(@yon_zzu_ooo)